우리가 투자를 하다 보면 네 마녀의 날은 조심해야 한다. 투자에 주의하세요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거예요. 워낙 유명한 용어다 보니 웬만한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있겠지만 투자 경력이 얼마 되지 않은 분들은 조금 생소할 수 도 있겠죠. 사실 네 마녀의 말은 파생상품에서 나온 용어로 주가지수 선물과 옵션, 개별 주식 선물과 옵션의 네가 파생 상품 만기일이 겹치는 날을 뜻합니다. 변동성이 심하다는 의미에서 '네 마녀의 날'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목차
1. 주식 선물
2. 주식 옵션
3. 선물옵션 만기일
4. 춤추는 네 마녀
5. 만기일의 추억
1. 주식 선물
주식 거래는 크게 현물거래와 선물거래로 나뉘는데요. 먼저 선(先), 물건 물자를 쓰는 선물 거래는 현물을 먼저 거래한다는 뜻을 가지며 이 거래에는 항상 만기일이 존재합니다.
왜 나면 미래의 현물에 대한 미리 거래를 하는 것이니 만큼 미래의 일정 시점을 약속해두어야 그 기간이 도래했을 때 정해진 금액만큼 뒤탈 없이 거래를 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따라서 주식 선물거래는 항상 만기일이 존재하며 이 만기일을 선물 만기일이라고 합니다.
2. 주식 옵션
옵션은 미래의 일정 시점이 다가왔을 때 그 상품에 대한 정해진 가격으로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해요.
선물 거래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다들 아시겠지만, 혹시 '콜옵션', '풋옵션'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나요? 콜옵션과 풋옵션에 대한 이해는 상당히 쉽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옵션이 상품에 대한 권리인 것처럼 이 권리를 사고파는 거래를 콜옵션과 풋옵션이라고 하는데 콜옵션은 상품에 대한 권리를 사는 것을 말하고, 풋옵션은 이 권리를 파는 것을 말해요.
이러한 옵션도 당연히 만기일이 존재하며 옵션 만기일이라고 불리고 있어요.
3. 선물·옵션 만기일
주식과 달리 선물은 보유기간이 정해져 있는 시한부 상품이기 때문에 영원히 보유할 수 없어요. 선물 만기는 3개월에 한 번씩 돌아온답니다. 옵션도 선물처럼 보유 기간에 제한이 있어요. 선물과 달리, 코스피 200을 추종하는 콜옵션과 풋옵션은 1개월마다 만기가 돌아오거던요. 따라서 정해진 만기일까지 권리를 행사하거나 포기하거나 결정해야 하는 거죠.
이처럼 선물과 옵션은 모두 특정일에 정해진 가격으로 사고 판다를 정한 것이기 때문에 이 특정일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어요. 이를 만기일이라고 하며, 우리나라의 경우 선물 만기일은 3.6.9.12월 둘째 주 목요일이며, 옵션 만기일은 매달 둘째 주 목요일로 정해져 있어요.
선물과 옵션 모두 만기일이 둘째 주 목요일이다 보니 만기일이 겹치는 날이 있어요. 이날을 네 마녀의 날이라고 하는데요. 영어로는 쿼트러플 위칭데이라고도 해요. 2022년 12월 8일이 최근에 있었던 네 마녀의 날인데요, 이날에는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은 주의해야 하는 날이에요.
다시 말하면, 만기일은 선물, 옵션을 매수했던 투자자들이 마지막으로 거래할 수 있는 날이에요. 따라서 포지션을 청산하려는 투자자들과 이날의 변동성을 노린 일부 투기적 투자자들이 가세하여 변동성이 매우 크게 나타나는 것이죠.
4. 춤추는 네 마녀
이미 언급한 것처럼, 우리나라 선물 만기일은 3,6,9,12월 둘째 주 목요일이고, 옵션 만기일은 매달 둘째 주 목요일이죠. 이처럼 3,6,9,12월 둘째 주 목요일은 선물과 옵션 만기가 겹치는 날이므로 더블 위칭데이라고 불렀어요.
여기에 2002년 1월부터 개별 주식옵션까지 가세하여 3가지 파생상품의 만기가 겹쳐졌는데요. 이를 트리플 위칭 데이, 혹은 세 마녀의 날이라 불렀지요. 그러다가 2008년 5월 개별 주식선물이 도입되어 2008년 6월부터는 네 마녀의 날, 즉 쿼드러플 위칭데이(quadruple witching day)가 생기게 된 거이죠.
이렇게 우리 증시에는 1년에 네 번 마녀가 찾아옵니다. 주가지수 선물과 옵션, 개별 주식선물과 옵션 등 네 가지 파생상품 만기일이 겹치는 날이에요. 3,6,9,12월 둘째 주 목요일이에요. 이날은 주가가 막판에 요동칠 때가 많아 '마녀가 심술을 부린다'는 뜻으로 네 마녀의 날이라고 부르게 된 거예요.
네 마녀의 날에는 파생상품과 관련해 숨어있던 현물 주식이 정리매물로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예상하기 힘든 주가 움직임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아요. 현, 선물 간 가격 차이를 이용한 매수차익잔고나 매도차익잔고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서 예상치 못한 주가 급등락을 불러오는 것이죠.
물론 베이시스(선물과 현물 가격 차)나 스프레드(원월물과 근원물 가격 차이) 상황에 따라 매수, 매도 규모가 조정되기도 하죠. 일반적으로 스프레드가 고평가 되면 투자자들이 매도보다 만기 연장(롤오버)을 하기 때문이죠. 이럴 때는 만기일 시장 흐름에 큰 변수가 되지 않을 때도 있답니다.
5. 기억에 남는 옵션 만기일
2003년 3월 오래전 선물, 옵션 동시 만기일에 콜옵션과 풋옵션의 운명이 한순간에 역전되는 사건이 발생했어요. 이 사건으로 인해서 옵션이 얼마나 매력적인 상품인가 알려주는 동시에 얼마나 위험한 상품인가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죠.
그날 코스피는 이라크 전쟁과 북핵 문제가 악재로 부각되면서 하락하고 있었어요. 선물, 옵션 동시 만기일을 맞아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될 여건이 아니었기 때문에 하락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었죠. 장 마감 동시호가 전까지는 이러한 전망이 맞는 것처럼 보였어요. 그런데, 최종결제지수 산정을 위한 10분간의 동시호가만 남아있었는데, 큰 이변이 발생한 거예요. 예상과 달리 장 마감 동시호가 때 프로그램 매수가 1,500억 가량 유입되면서 지수를 단숨에 13포인트나 끌어올린 것이죠.
KOSPI200 지수는 동시호가 직전에 1.61포인트 하락 상태였으나, 동시호가 이후 최종결제지수는 0.19포인트 상승으로 결정되었지요. 이로 인해 당시 행사 가격 67.5 콜옵션과 풋옵션의 운명이 역전되었어요.
동시호가 직전 콜옵션 가격은 0.01포인트에 불과했는데요. 막판 동시호가 10분을 남겨두고 프로그램 매수 유입으로 최종결제지수가 67.84로 산정되면서 콜옵션 가격은 0.34포인트로 급등했어요. 10분 전에 1,000 원하던 콜옵션 가격이 34,000원으로 무려 34배가 오른 것이에요. 수익률로 따지면 10분 만에 3,300%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이 발생한 것이죠.
반면에 동시호가 직전 181,000원 하던 풋옵션 가격은 0이 되어 아무런 가치가 없는 옵션으로 전락하는 비극을 맞보게 되었어요. 얼마가 되었든 투자금 전액을 10분 만에 날리게 된 것이죠. 콜옵션 보유자가 대박을 터뜨린 만큼 풋옵션 보유자는 쪽박을 차게 되었어요.
만기일 변동성 위험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건으로 2010년 이른바 도이치증권 옵션 쇼크가 생각나는데요. 이 사건은 장 마감 10분 전 도이치증권 서울지점 창구에서 무려 2조 원 넘는 대규모 매도세를 쏟아내면서 코스피 지수가 50포인트가량 급락한 사건이에요.
당시 많은 투자자가 손실을 봤지만, 하락에 배팅했던 이들은 풋옵션으로 수백억의 이익을 챙겼어요. 이 사건 이후로 금융감독원 감시가 강화되면서 만기일 변동성이 과거보다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변동성이 큰 편이에요.
만기일 효과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주가조작에 대해 실제 시장 자료를 사용하여 검증한 자료를 보면, 선물 매수, 매도 포지션을 가지고 있던 투자자의 만기일 최적 행동은 현물을 매수, 매도 함으로써 현물 가격을 높게, 낮게 만드는 주가조작임이 증명되기도 했었죠.
즉, 선물, 옵션 만기일에 매수 포지션이 큰 투자자일수록 마감 때 종가가 더 높게 형성되도록 직전 예상체결가 대비 높은 가격의 주문을 제출하고, 반대로 매도 포지션이 큰 투자자일수록 직전 예상체결가 대비 낮은 가격의 주문을 제출한다는 것이죠.
이처럼 3개월에 한 번씩 돌아오는 선물, 옵션 동시 만기일에는 마녀들이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닌 것처럼 네 마녀의 날(쿼드러플 위칭데이)에는 지수 변동성 확대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따라서 우리가 보유한 종목들이 기업 상황과 관계없이 어느 방향으로 튈 수 있으니 선물, 옵션 거래를 하지 않더라도 주식투자자라면 네 마녀의 날은 알아두시고 투자에 유의하시는 게 좋겠지요. 지금까지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네 마녀의 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한 줄 요약"
네 마녀의 날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기 때문이다.